시모음 75

유월에

유월에 ​ ​ ​ 나태주 ​ ​ ​말없이 바라 보아주시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합니다 ​ 때때 로 옆에 와 서 주시는 것만으로도 나는 따뜻합니다 ​ 산에 들에 하이얀 무찔레꽃 울타리에 넝쿨장미 어우러져 피어나는 유월에 ​ 그대 눈길에 스치는 것만으로도 나는 황홀합니다 ​ 그대 생각 가슴속에 안개 되어 피어오름 만으로도 나는 이렇게 가득합니다 ​

시모음 2021.06.01

꽃 김추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를 불러 주었을때 그는 나에게로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것처럼 나의 이 빛깔이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내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싶다

시모음 2021.05.19

친구를 위하여

친구를 위하여 이해인 올 한 해도 친구가 제 곁에 있어 행복했습니다 잘있지? 별일 없지? 평범하지만 진심 어린 안부를 물어 오는 오래된 친구 그의 웃음과 눈물 속에 늘 함께 있음을 고마워합니다 사랑한다 말하지 않아도 사랑보다 깊은 신뢰로 침묵 속에 잘 익어 감칠맛 나는 향기 그의 우정은 기도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음악입니다 친구의 건강을 지켜 주십시오 친구의 가족들을 축복해 주십시오

시모음 2020.12.31

중년이라고 사랑을 모르겠는가

중년이라고 사랑을 모르겠는가 이채 중년이라고 사랑을 모르겠는가 모른척 할 뿐이지 이성 앞에 감성이 눈물 겨울때 감성 앞에 이성은 외로울 뿐이지 사랑 앞에 나이 앞에 절재라는 말이 스글퍼고 책임 이라는 말이 무거울 뿐이지 절대로 올것 같지 안았든 세월은 어느새 심산 유곡으로 접어든 나이 물 소리 한층 깊고 바람 소리 더욱 애잔 할때 지저귀는 새 소리 못 견디게 아름 다워라 봄과 가을 사이 내게도 떠거운 시절이 있었든가 꽃 그늘 아래 붉도록 서 있는 사람이여 나뭇잎 사연마다 사랑이 물 들고 중년이라고 사랑을 모르겠는가 먼 훗날 당신에게도 청춘의 당신에게도 쓸쓸한날 오거들랑 빈 주머니에 낙엽 한장 넣고 빨갛고 노란 꽃길을 걸어 보라 당신이 꽃이드냐 낙엽이드냐

시모음 2020.11.29

달 마음

달 마음 박달재 밤이면 밤마다 부풀어 오르던 가슴이 어느 날 부터인가 밤이면 밤마다 사그라지는 것은 왜 그럴까 알지 못 했습니다 그런 날들이 수 없이 오고가고 또 가고 왔는데 알지 못했습니다 왜 그럴까 알지 못한 답답함에 가슴 미어터지던 날 밤 칠십 고개 마루에서 조금은 알았습니다 그리움 때문에 서러움 때문에 그러나 아직도 다를 (모두) 알지는 못했습니다

시모음 2020.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