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음 75

8월의 소망

8월의 소망 오광수 한줄기 시원한 소나기가 반가운 8월엔 소나기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만나면 그렇게 반가운 얼굴이 되고 만나면 시원한 대화에 흠뻑 젖어버리는 우리의 모습이면 얼마나 좋으랴 푸름이 하늘까지 차고 넘치는 8월에 호젓이 붉은 나무 백일홍 밑에 누우면 바람이 와서 나를 간지럽게 하는가 아님 꽃잎으로 다가온 여인의 향기인가 붉은 입술의 키스는 얼마나 달콤하랴 8월엔 꿈이어도 좋다 아리온의 하프소리를 듣고 찾아온 돌고래같이 그리워 부르는 노래를 듣고 보고픈 그 님이 백조를 타고 먼먼 밤하늘을 가로질러 찾아 왔으면

시모음 2020.08.01

비가 내리면

비가 내리면 초평 이희용 비가 내리면 그들과 하나되어 아직도 씻어내지 못한 욕망의 응어리를 터트리고 싶다 쉬이 사라지지 않는 응달의 눈보다는 아스팔트 위 소나기가 되어 강한 햇살과 마주쳤으면 좋겠다 기억과 감정마저 모두 거두어 가면 아주 옛적으로 돌아 가 마셔도 좋을 시냇물이 되고 싶다 그리하여 다시 내려질 때는 우산 없이도 거닐었던 시절을 맞아 누군가에게 우산 함께 쓰실래요 라는 다정한 말을 듣고 싶다. 장마비가 제법 시원하게 내리네요 빗소리 자장가삼아 휴식의 고운꿈길되세요 감사합니다 - 골드예삐님의 댓글에서 옮겨습니다 -

시모음 2020.07.01

만나서 편한 사람

만나서 편한 사람 용혜원 그대를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그대를 만나 얼굴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대는 내 삶에 잔잔히 사랑이 흐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대를 기다리고만 있어도 좋고 만나면 오랫동안 같이 속삭이고만 싶습니다 마주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고 영화를 보아도 좋고 한 잔의 커피에도 행복해지고 거리를 같이 걸어도 편한 사람입니다 멀리 있어도 가까이 있는 듯 느껴지고 가까이 있어도 부담을 주지 않고 언제나 힘이 되어주고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 잔잔한 웃음을 짓게 하고 만나면 편안한 마음에 시간이 흘러가는 속도를 잊도록 즐겁게 만들어 줍니다 그대는 순하고 착해 내 남은 사랑을 다 쏟아 사랑하고픈 사람 나의 소중한 것을 이루게 해주기에 ..

시모음 2020.06.26

최상의 날

최상의 날 이상윤 어제가 오늘이듯 오늘이 내일이듯 헤매다가 잠재우지 못한 밤을 어둡다고 탄식만 했던 긴 세월 덧없다고 할 수 앖기에 할 말을 잊고 하늘만 바라봅니다 나의 오늘을 한평생 바라보시며 눈을 뜨고 계신이여 당신의 눈빛에 꼼짝 못하도록 나를 붙잡아 매소서 나만을 지키다가 지친 눈짓 이제 그만 부끄러워 당신께 머무는 오늘이 나의 최상이 되게 하소서

시모음 2020.06.18

이별은 고요할수록 좋다

이별은 고요할수록 좋다 김송희 남길 것도 아까울 것도 없다는 평화로움이여 이 뉴욕에도 내 조국 한국에도 내가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것이 없다는 행복함이여 이별은 빈 손 빈 마음 고목의 침묵이 가슴 떨게 하는 것은 나이 때문만이 아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도 가난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게 되니 자연히 깨달아지는 것이 있다 제일 먼저 예고 없이 언제 어느 순간 이 세상과 이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알면 어리석은 생각이나 가능성이 희박한 일을 꾸미지 않고 내 이름 석자 뒤에 빚을 남기는 목록은 없어야 한다

시모음 2020.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