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151

구들목

구들목 박남규 ​ 검정 이불 껍데기는 광목이었다 무명 솜이 따뜻하게 속을 채우고 있었지 온 식구가 그 이불 하나로 덮었으니 방바닥만큼 넓었다 ​ 차가워지는 겨울이면 이불은 방바닥 온기를 지키느라 낮에도 바닥을 품고 있었다 ​ 아랫목은 뚜껑 덮인 밥그릇이 온기를 안고 숨어있었다 오포 소리가 날즈음 밥알 거죽에 거뭇한 줄이 있는 보리밥 그 뚜껑을 열면 반갑다는 듯 주루르 눈물을 흘렸다 ​ 호호 불며 일하던 손이 방바닥을 쓰다듬으며 들어왔고 저녁이면 시린 일곱 식구의 발이 모여 사랑을 키웠다 부지런히 모아 키운 사랑이 지금도 가끔씩 이슬로 맺힌다 ​ 차가웁던 날에도 시냇물 소리를 내며 콩나물은 자랐고 검은 보자기 밑에서 고개 숙인 콩나물의 겸손과 배려를 배웠다 ​ 벌겋게 익은 자리는 아버지의 자리였다 구들목 ..

좋은글 2021.01.22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 이른 새벽 눈을 뜨면 나에게 주어진 하루가 있음을 감사하렵니다 밥과 몇가지 반찬 풍성한 식탁은 아니어도 오늘 내가 허기를 달랠 수 있는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음을 감사하렵니다 누군가 나에게 경우에 맞지 않게 행동할 지라도 그 사람으로 인하여 나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음을 감사하렵니다 태양의 따스한 손길을 감사 하고 바람의 싱그러운 속삭임을 감사하고 나의 마음을 풀어 한 편의 시를 쓸 수 있음을 또한 감사하렵니다 오늘 하루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 가야겠습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 태어 났음을 커다란 축복으로 여기고 가느다란 별빛 하나 소소한 빗방울 하나에서도 눈물겨운 감동과 환희를 느낄 수 있는 맑은 영혼의 내가 되어야겠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것은 나를 믿고 사랑..

좋은글 2021.01.07

고마운 당신에게 드리는 글

고마운 당신에게 드리는 글 참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인 것 같습니다 밥은 먹을수록 살이 찐다하구 돈은 쓸수록 사람이 빛이 나구 나이는 먹을수록 슬프지만 당신은 알수록 좋아지는 건 비록 돈 한 푼 안 드는 주고받는 인사이지만 함께 주고받으며 지낸 지난 한 해가 즐거웠고 행복했기 때문입니다 한 순간 음미하고 사라질 문자일지라도 내 마음에 남은 당신의 온유함과 따뜻함은 신축년 새해에도 잘 기억되고 이어질 것입니다 당신이 내 지인이어서 참 좋았고 가끔 당신에게 안부를 묻고 이렇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삶에 또한 감사드립니다 지난 해 어슬픈 인삿말에도 때로는 시시한 우스게나 흰소리에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응대해 주신 당신이 있었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주위와 나 자신을 다시 한..

좋은글 2021.01.05

꿈과 소망으로 아름다운 하루

꿈과 소망으로 아름다운 하루 날마다 똑같은 하루하루이지만 기분 좋은 날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근심 걱정의 날들의 교차속에 마음은 희망과 행복과 사랑을 품고 오늘도 소망을 가슴에 가득 담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좋은 날이 되기를 바라는 소망은 한결 같습니다 아주 작은 소망들이 한조각 구름이 되어 무지개 빛 희망이 되어 주기를 소망합니다 반복되는 생활이지만 그냥 웃음으로 넘기우고 계절 사이로 고운 미소 건네며 고운 향기 품고 보낸 하루 마음의 평화를 얻는 희망의 아침이 있어 참 좋습니다 오늘도 맑은 마음과 새들의 노래와 초록들의 향연을 보며 사랑으로 삶에 향기가 만발하길 소망하면서 행복하길 바라는 작은 마음으로 꿈과 소망을 그려 봅니다 - 좋은 글 중에서 -

좋은글 2021.01.03

속 터진 만두

속 터진 만두 성밖 인왕산 자락엔 세칸 초가들이 다닥다닥 붙어 가난에 찌든 사람들이 목숨을 이어간다 이 빈촌 어귀에는 길갓집 툇마루 앞에 찜솥을 걸어놓고 만두를 쪄서 파는 조그만 가게가 있다 쪄낸 만두는 솥뚜껑 위에 얹어둔다 만두소를 만들고 만두피를 빚고 손님에게 만두를 파는 일을 혼자서 다 하는 만두가게 주인은 순덕 아지매다 입동이 지나자 날씨가 제법 싸늘해졌다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어린 남매가 보따리를 들고 만두가게 앞을 지나다 추위에 곱은 손을 솥뚜껑에 붙여 녹이고 가곤 한다 어느날 순덕 아지매가 부엌에서 만두소와 피를 장만해 나왔더니 어린 남매는 떠나고 없고 얼핏 기억에 솥뚜껑 위에 만두 하나가 없어진 것 같아 남매가 가는 골목길을 따라 올라갔다 꼬부랑 골목길을 오르는데 아이들 울음소리가 났다 그..

좋은글 2020.12.30

아름다운 우정

김수미씨가 심각한 우울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을 때였다고 합니다 나쁜 일은 한꺼번에 온다고 했던 가요 김수미씨의 남편이 사업실패를 겪으면서 빚더미에 올라앉아 쩔쩔매는 상황까지 맞이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니 돈 많던 친구들도 김수미씨를 외면했다고 합니다 김수미씨는 급한 대로 동료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면서 몇 백 만원씩 돈을 빌리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된 김혜자씨가 김수미씨에게 정색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얘 넌 왜 나한테 돈 빌려달라는 소리를 안 해 추접스럽게 몇 백씩 꾸지 말고 필요한 돈이 얼마나 되니 하며 김수미씨 앞에 통장을 꺼내놓았답니다 이건 내 전 재산이야 나는 돈 쓸 일이 없어 다음달에 아프리카 가려고 했는데 아프리카가 여기에 있었네 다 찾아서 해결해 그리고 갚지마 ..

좋은글 2020.11.30

아름다운세상

남을 위해 웃을 수 있고 남을 위해 눈물 흘릴 수 있는 내가 사는 곳은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누구를 위해 말할 수 있고 누군가를 위해 침묵할 수 있는 내가 사는 곳은 따뜻한 세상입니다 너는 나에게 나를 너에게 보내는 우리 모여 하나가 되는 세상은 가득 찬 기쁨입니다 남을 위해 행할 수 있고 남을 위해 그칠 수 있는 그대가 사는 곳은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누구를 위해 채울 수 있고 누군가를 위해 비울 수 있는 그대가 사는 곳은 눈부신 세상입니다 우리라 부를 수 있고 우리가 함께 가질 수 있는 행복이라 봅니다 우리가 걸어 가는 인생길은 가는 길 만 있지 되돌아 오는 길은 없습니다 언제나 우리 모두 즐겁고 후회없이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 아닐까요 오늘도 주워진 일에 보람을 느끼며 즐거운 하루 되세요 옮겨온글

좋은글 2020.11.23

늙어가는 길

늙어가는 길 윤석구 처음 가는 길입니다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무엇하나 처음 가는 길은 없지만 늙어 가는 이 길은 몸과 마음도 같지 않고 방향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 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할 때가 많습니다 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 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고 아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어릴 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 젊어서의 처음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 게 없었는데 처음 늙어 가는 이 길은 너무나 두렵기만 합니다 여정 길에 친구가 그리웁기도 하고 때로는 말벗이라도 할 친구를 그리워하는 노욕에 뛰는 가슴으로 두리번 두리번 찾아보기도 합니다 앞길이 뒷길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 한발 한발 아주 더디게 걸으면서 생각해 봅니다 발자국 뒤에 새겨지는..

좋은글 2020.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