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음

오 월

dpfah 2019. 5. 25. 04:02



오 월


              피천득


신록을 바라다 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물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 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은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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