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음

새싹의 계시

dpfah 2019. 5. 6. 07:53




새싹의 계시


                            정연복

긴 겨울 내내
알몸으로 찬바람 맞던

깡마른 나뭇가지 여기저기
연초록 작은 싹들이 고개를 내민다.

가만히 정지해 있는 듯
앙증맞고 여린 것들

하룻밤
또 하룻밤 지나며

갓난아기 손톱 자라듯
살금살금 생명을 틔운다

참을성 있는 목숨의 힘
조용히 보여준다.

올 봄
그분의 계시(啓示)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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