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음

가을에

dpfah 2018. 9. 11. 04:17

      



가을에


         오세영


너와 나, 가까이 있는 까닭에

우리는 봄이라 한다

서로 마주보며 바라보는 눈빛

꽃과 꽃이 그러하듯...


너와 나 함께 있는 까닭에

우리는 여름이라 한다

부벼대는 살과 살 그리고 입술

무심한 잎들이 그러하듯...


아, 그러나 시방 우리는 각각 흩어있다

흘러 있다는 것은 멀리서 혼자 바라만 본다는 것

허공을 지키는 빈 가지처럼...

가을은 멀리 있다는 것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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