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조미하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뜨거웠던 여름의 팔딱이던 성질을 죽이고 그 어떤 말에도 흔들리지 않는 고요한 성품으로 거듭나고 싶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늘 푸른 나무일거 같은 내 삶을 바람불며 낙엽 지는 어느 십일월 거리를 한 번쯤 뒤돌아보는 삶을 살고 싶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영원히 곁에 머무를 거 같았던 참 좋은 사람들이 어느날 훌쩍 떠날 수도 있음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겨우내 모진 눈보라를 견디며 초록의 봄을 기다리는 앙상한 가지의 인내심을 배웠으면 좋겠다 내 인생에 몇 번의 가을을 맞이할 수 있을까 몇 번의 가을을 또 보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