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고요할수록 좋다
김송희
남길 것도
아까울 것도 없다는
평화로움이여
이 뉴욕에도
내 조국 한국에도
내가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것이 없다는
행복함이여
이별은 빈 손
빈 마음
고목의 침묵이 가슴 떨게 하는 것은
나이 때문만이 아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도 가난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게 되니 자연히 깨달아지는 것이 있다
제일 먼저
예고 없이 언제 어느 순간
이 세상과 이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알면
어리석은 생각이나
가능성이 희박한 일을 꾸미지 않고
내 이름 석자 뒤에
빚을 남기는 목록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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