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음

이별은 고요할수록 좋다

dpfah 2020. 5. 27. 08:40

 

 

이별은 고요할수록 좋다

 

 

                         김송희

 

 

남길 것도

아까울 것도 없다는

평화로움이여

 

이 뉴욕에도

내 조국 한국에도

내가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것이 없다는

행복함이여

 

이별은 빈 손

빈 마음

고목의 침묵이 가슴 떨게 하는 것은

나이 때문만이 아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도 가난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게 되니 자연히 깨달아지는 것이 있다

제일 먼저

예고 없이 언제 어느 순간

이 세상과 이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알면

어리석은 생각이나

가능성이 희박한 일을 꾸미지 않고

내 이름 석자 뒤에

빚을 남기는 목록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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