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말 한마디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 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내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두고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 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란다
침묵하는 연습
비록 내 안에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에라도
해명도 변명조차도 하지않고
묵묵하고 싶어진다
<유안진/그리운 말한마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