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마누엘 성도님께,
지난 밤도 주님의 은혜 안에 평안히 잘 주무셨는지요?
코로나-19가 밤사이에도 말 그대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서
전세계적으로 확진자가 60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가 3만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인간이 쌓은 문명과 경제가 태산처럼 든든하고 위대해 보였지만,
작은 변종 바이러스 하나에 초토화되어 가는 모습을 봅니다.
소중한 생명들이 폭풍 앞에 작은 촛불처럼 꺼져가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요즘 짐을 정리하는데 시간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지난 28년간 모았던 옷들, 가구들, 그릇들, 사진들, 책들, 그외 물건들을 하나 하나 보며
남길 것과 버릴 것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두 가지를 깨닫습니다.
하나는 구입할 당시에는 정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샀는데
실상 없어도 되는 것들을 우리가 너무 많이 소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지금 남겨두는 것들조차도
언젠가 하나님께서 부르실 때는 미련없이 모두 내려놓고 떠나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여자 아이들은 주로 소꼽놀이와 고무줄넘기를 했고
남자 아이들은 팽이 돌리기, 딱지 치기, 땅따먹기 등을 했는데,
제가 가장 재미있어 했던 놀이는 땅따먹기입니다.
땅에 큰 원을 하나 그려놓고 서너명이 둘러앉아
단추 같은 것을 손가락으로 퉁겨서 땅을 조금씩 따먹는 놀이입니다.
저를 비롯하여 아이들은 땅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차지하려고
아둥바둥 애를 쓰지만,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
어머니께서 "원배야, 와서 밥 먹어라" 하시면
그 아깝게 벌어놓은 땅을
정말 아무 미련없이 버리고
흙먼지 툭툭 털고 집으로 돌아가곤 하였습니다.
이것이 인생입니다.
많은 소유에 집착하며 살다가
하나님께서 부르실 때
포기할 수 없어서 어쩔줄 몰라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맙시다.
인생의 지혜란 나누어주면서
꼭 필요한 적은 소유로 행복하게 살아갈 줄 아는 것입니다.
작년 가을에 '일곱가지 치명적 죄➂: 탐심'에 관한 설교 중에 내드린
암송 숙제를 아직 기억하시나요?
"우리가 세상에 아무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으매 또한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
우리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즉 족한 줄로 알 것이니라"(딤전6:7-8).
소유 때문에 소중한 인생을 허비하는 어리석은 부자가 되지 맙시다 (눅12:15-21).
인생은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모두 내려놓고 가야 하는 나그네일 뿐입니다(대상29:15, 벧전2:11).
오늘은 토요일입니다.
그렇지만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평상시처럼 어디로 나갈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오늘은 그 동안 산처럼 쌓아놓았던 집안에 짐들을 정리해보면 어떨까요?
짐을 정리하면,
인생이 함께 정리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또한 오늘 암송 구절에서 다윗이 알게 된 것처럼(삼하5:12),
나도 내가 살아온 인생을 뒤돌아보며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나를 은혜로 인도해주신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다윗처럼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춤추어 찬양하며 하루를 보냅시다(삼하6:14).
다윗과 함께 하셨던 하나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며
여러분을 강성하게 하실 것입니다.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함께 계시니
다윗이 점점 강성하여 가니라"(삼하5:10).
손원배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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