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2

정하나로 살아온 세월

dpfah 2017. 10. 27. 03:00




정 하나로 살아온 세월


80이 훨 넘은 원로목사 한분으로부터 카톡이왔다

'부부란 이런 거라오'라는 메시지와 함께 보내 온

듀엣 부부가 부르는 '정 하나로 살아온 세월'이란 노래였다

남편이 1절을 부르고 2절을 아내가 받아 부른다


실제 부부인지 몰라도 정이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에 정다운

가사에 애틋한 멜로디가 마음을 찡하게 한다

사랑의 세레나데 같다 1987년 히트한 노래라고 하는데

그때 미국에 있었고 이민 목회에 가요를 듣거나 접할 기회가

없어 처음 들은 노래다 지나온 날을 회상하여

무심했고 허술했던 부부의 사랑 그리고 정을 되세겨 보게한다


부족했던 정성과 사랑을 아쉬워하며 노년에 허전함을 느낀다

영원히 함께 일을 것 같던 아내와남편을 사별하는 아픔을

겪고 있는 선배 동료들이 주위에 늘어간다

목월의 시처럼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사람이한 번 죽는 것은 정한 이치이다

죽음을 막아 낼 장사는 없다 그래서 그런지

나이가 들면서 깨닫는 소중한 것이 사랑이요 정이다


생각해 보니 사랑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지만

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 가는 것 같다 고운정 미운정으로

어려움을 견디며 여기까지 왔다 아직 곁에 있는 그 이를

아끼고 사랑하기 위해 쏟는 수고가 행복이다


어느새 곱던 아내 얼굴은 주름이 가득하고 부드럽던 손은 거칠어져

굵은 매듭이 졌고 여기저기가 아프다고 한다

안타깝고 미안하다 세월은 왜 이렇게 인정 없고 쌀쌀 맞은지...


아내는 젊어서 연인이요 중년엔 친구이며 노년에 간호사라고도한다

감사한 일이다 겹겹이 쌓여진 묵은 정으로 등을 긁어주며

살아야지 하면서 이런 바람을 중얼거린다


사는 날 동안 지나침 없고 모지람도 없는 사랑을 나누다가

'난 당신 만나 참 행복했소'

'나는 다시 태여나도 당신만을 사랑하리다' 하며

둘이 함께 함께 눈을 감을 수 있다면 좋겠소 오늘은

아내 손을 꼭 잡고 낙엽 휘날리는 가을 길을 걸어야겠다

( 박석규/은퇴목사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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